쿤에게.
2011년, 프리미어 리그의 11/12시즌이 시작될 때 세르지오 아구에로는 맨시티에 합류했다.
2011년 10월, 나는 그 유명했던 6-1 맨체스터 더비를 보고 맨시티를 응원하기 시작했다.
10년이 지났다.
11/12시즌은 시티 팬들에게 있어 많은 의미를 가질것이다. 겨울 이적시장에서 어떠한 선수도 나가지 않았고, 다비드 피사로만 반시즌 임대를 왔고, 맨유를 6-1로 이겼으며(정확히는 1-6, 올드 트래포트에서의 경기였다.) 리그 마지막 경기까지 우승팀이 결정되지 않았고, 1-2로 뒤쳐지던 맨시티는 90분 에딘 제코의 골로 동점을 만들었고, 추가시간 3분이 주어졌던 맨유가 우승을 확정짓고 기뻐하려던 찰나 5분의 추가시간이 주어졌던 맨시티는 93분 20초에 세르지오 아구에로의 추가골로 역전승을 거두었다. 극적인 역전골과 함께 맨시티는 리그 1위를 탈환했고 44년만의 우승이라는 타이틀을 가졌다. 그 당시 경기 중계하던 해설자의 AGUEROOOOOOOOOOOOO는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쿤을 대표하는 단어가 되었다.
그 후로 10년이란 시간이 지나며 많은 것이 바뀌었다. 두번의 감독 교체가 있었고, 수많은 선수가 나가고 수많은 선수가 들어왔다. 수많은 트로피, 수많은 경기. 내가 가장 사랑했고 최고의 시즌이라 생각했으며 최고의 스쿼드가 있었던 11/12 시즌에서 수많은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10년이란 시간 중 가장 힘든 것은 매 이적시장마다 떠나가는 선수들을 바라보는 것이겠지.
항상 느끼지만 이별은 결코 익숙해질 수가 없다. 이것이 갑작스럽든, 예정되어있든 이별은 언제나 아프다.
차라리 이것이 갑작스러운 이별이라면 어쩔수 없이 받아들이게 되겠지만, 쿤의 재계약이 성사되지 않으면서 시작된 우리의 이별레이스는 갑작스레 찾아온 이별보다 더욱 힘들게 한다.
네가 떠날 것을 알지만 내가 할 수 있는건 널 보낼 준비를 하며 슬퍼하는 것뿐, 다른것은 아무것도 없다.
내가 아무리 울고 빌고 안된다고 말을 한들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니까.
그저 시한부 인생처럼 하루하루 네가 떠날 날을 세어가며 그 긴시간을 결코 익숙해질수 없는 고통을 받으며 견디는 것밖에 할 수 있는것이 없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뛰던, 자기랑 똑 닮은 귀여운 아들이 있던 아르헨티나의 스트라이커는 맨시티에 이적했다. 첫 경기부터 데뷔골을 터뜨린 그는 구단의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이후 구단과 리그의 새 역사를 쓰고 새 기록을 세우고 '레전드'라는 이름을 가지고 팀을 떠난다. 10년이란 시간동안 놀라울정도로 발전하고 성장하고 멋진 선수가 되었다. 메시의 친구, 아들의 대부가 메시로 유명했던 선수는 쿤 아구에로 자신의 이름으로 당당히 정상에 올라섰다.
내가 가장 사랑했던 소중한 11/12 스쿼드의 유일한 선수 세르지오 아구에로.
수많은 선수들이 떠나고 세 선수, 비니 실바 쿤만 시티에 남았다.
18/19 시티의 영원한 캡틴이었던 콤파니가 시티를 떠났다.
19/20 코로나로 인해 관중이 모일수 없는 경기장에서 내가 제일 사랑했던 선수 다비드 실바가 시티를 떠났다.
그리고 11/12시즌의 유일한 선수 쿤. 쿤은 오늘 시티에서 마지막 프리미어 리그 경기를 치른다.
이제 쿤이 떠나면 11/12 시즌의 선수 누구도 남지 않는다. 감독도, 선수도 전부 시티를 떠났다.
나는 너와 함께 이 팀에 왔는데 이제 네가 떠나고 나만 여기에 남아있는다.
몇번을 겪어도 이별은 결코 익숙해지지 않고, 특히나 내가 겪는 예정되어있는 이별들은 더욱 아프다.
나는 이 이별들이 힘든걸 알기 때문에 후회하지 않으려 항상 최선을 다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별은 언제나 아프고 힘들다.
결코 익숙해질수 없고 절대 익숙해질수 없다. 이별이 아프지 않을 날은 내 마지막까지 결코 존재하지 않을것이다.
세르지오 널 만나서 정말 행복했어.
축구판에는 많은 멋진 선수들이 존재하지만 내 팀이 아니란 이유로 알아보지 못하고, 싫어하는 경우도 많았지.
하지만 네가 우리팀 선수라서, 그래서 너란 존재를 알아보고 온전히 사랑할 수 있어서 정말 행운이었어.
내가 응원하는 팀에 네가 있어서, 네가 있는 팀을 내가 응원할 수 있어서, 너와 수많은 기록을 함께하고, 기대를 많이 받던 어린 선수가 살아있는 전설이 되는 과정을 함께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어.
사랑해 세르지오, 사랑해 써지, 사랑해 쿤.
어디에 있던지 항상 너를 응원해.
Once a blue, Always bl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