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영화 천사와 악마 후기(다량의 스포)

9 Rains 2021. 6. 15. 19:07

넷플릭스를 하릴없이 서치하던 중 발견했다 고등학생때 이 시리즈 책을 읽어보고 싶었는데 결국 안읽은 기억이 나는데 영화로 나왔구나.. 영화 소개에 '바티칸'이 배경이라니, 곧장 바티칸 덕후의 가슴을 뛰게 해서 봤음. 재밌었다.

 

 

 

이런말 하면 안될거 같은데 솔직히 전체적인 인상 뭐냐면 스케일 큰 방탈출게임... 이라고 말하면 영화상에서 고문받고 돌아가신 추기경님들께 너무 죄송한데 그래도 어쩔수가 없음 넘 방탈출이잖아.. 목숨이 걸린 방탈출.. 너무 친절하게 단서를 하나하나 남겨줘서 좀 당황스러웠음 물론 살인마들의 취미가 남들이 자기 알아봐주길 바라고 자신의 살인극에 관객이 필요하다지만ㅋㅋ 아무도 관심 안가져줬으면 서운했을 정도로 대놓고 단서 남기고 너무 착실히 따라줌.. 게다가 이게 단서인거 같아! 하고 따라가면 진짜 거기 있음.. 살인이 목적이 아니라 역시 쇼가 목적인걸까? 이런 관종때문에 돌아가신 세분이 너무 안타깝잖아..

 

배경이 배경이다보니 로마 바티칸 투어 하는거 같아서 보는 재미가 있었다. 물론 사건 때문에 재미 느끼면 안될거 같긴한데ㅠㅠ 판테온, 성 베드로 광장, 시스티나 성당, 산탄젤로 성, 베르니니 작품 등 내가 로마 여행하면서 다녀온 곳들을 되짚어가는 재미가 있었다. 그리움은 커지고.. 언제 또 다시 가볼 수 있을까?

 

대략적인 영화 내용 검색해보다 반전이 있다는건 알았는데 너무 뻔한 반전이라서 조금 아쉬웠다. 사실 뻔한건 아닌데 너무 너도나도 이런 반전을 주다보니 뻔해짐. 범인이 내부 사람이다 → 범인은 이 사람이다! 하고 죽이는 스토리들 대부분 그 범인에게 죽을 뻔한 사람이 진짜 범인인 경우가 너무 많잖아. 이중반전 말고 차라리 걍 릭히터가 범인인게 더 나았을거 같았음ㅋㅋ 근데 사실 여지를 주긴 하더라 궁무처장이 비토리아에게 누구도 믿지 말라던데 사실 믿지 말란 대사 하는놈 치고 안나쁜놈이 없어요 그 말 하는 놈들이 거의 범인이더라.. 근데 그래두 릭히터 죽이기 전까지는 나도 누가 범인일까 좀 의심했어서 그렇게 형편없는 반전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함. 스텔란 선생님 얼굴만 보고 의심해서 죄송합니다...

나름 다들 명분있는 악역들이라 의미심장하긴 했음. 릭히터는 너무 대놓고 나쁜놈처럼 몰아가긴 했지만ㅋㅋ 궁무처장 말 안듣고 콘클라베 강행하는 추기경들과 비토리아 일지 뺏어가는 릭히터랑 기록보관소 전력 차단하는 놈들이랑.. 의심이 가는 사람들이 많았음. 나는 랭던이랑 비토리아가 산탄젤로에서 바티칸으로 넘어와서 문열어달라고 두드릴때 막아서던 경호원들이 범인이랑 한편인줄 알고 문 안열어줄 줄 알았는데 문 열고 돕는것도 신선했고..

 

후반에 예상을 빗나가서 좀 놀랐던 장면은 폭탄 제거씬ㅋㅋ 궁무처장님이 한몸 희생해서 폭탄 가지고 바티칸 벗어나서 터뜨리는 멋진 장면인데 나는 정말 한몸 희생하는줄 알았잖아 갑자기 등장한 낙하산에ㅋㅋㅋㅋ 조금 당황했지만 생각해보니 공군이라고 했었지 그러니까 헬기도 몰고 낙하산도 다룰줄 아는거겠지 하면서 납득하며 봤음. 그치만 폭탄 터져서 성 베드로 성당 부서질때 비명지름 아니 저게... 저게 어떤건데... 미켈란젤로의 영혼이...!!!! 하면서 기겁함 무너지지 않아서 다행이긴 한데 미켈란젤로 덕후에게 정말 피가 식는 장면이었음 하...

 

낙하산 타고 내려오신 덕분에 갠쥐가 쪼끔 떨어졌지만 그래도 살아서 다행이지.. 하는 생각 했는데 이어지는 장면ㅋㅋㅋㅋ 그는 추기경도 아니고 일반 신부에요! 자격이 없어요! 너무 어려요! 하는 대사들 완전 으악 소리 났음ㅠㅠㅠ 이 신파 뭐야 감정적으로 일 처리 하지 말라고ㅠㅠ 자꾸만 대피하지 않고 콘클라베 강행하겠다던 주교님 너무 싫었는데 이때만큼은 응원했음 파더!!! 밀고 나가세요!!! 법을 따르라고요!!!! 근데 결국 져서 시스티나로 불렀나본데 그 사이에 진실이 다 밝혀져서 다행이었다. 근데 분신자살을 왜 ... 여기서 해요 .... 왜 문화유산에서... 역사적 작품 안에서 뭐하는 짓이야....

 

넷플릭스 취향 정확도 61%밖에 안됐지만 생각외로 재밌었다 아마 배경탓이 큰 듯 하지만ㅋㅋ 딱히 뭐가 남는 영화는 아닌거 같고 시간 떼우는 용으로 재밌는거 같다 그리고 이완 맥그리거 너무 잘생겼고 귀엽게 생겼음 그리고 이런 21세기에 콘클라베 같은 고대 의식을 아직도 행하는 것을 보면서 종교의 오래된 관습이 굉장히 재밌다고 느껴졌다 절에 있는 스님들 법복이나 목사님들 가운이나 신부님들 수단이나.. 그런거 생각하면 영포프 볼때도 느꼈지만 참 재밌음

 

그나저나 음악 들으면서 어떤 ost가 계속 생각난다 했더니 인터스텔라였음. 알고보니 둘 다 한스짐머 작곡이네. 음악도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