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맨: 사랑해 엘튼 존
개봉 당시 보헤미안 랩소디랑 비교 엄청 당하며 평가절하된 영화.. 같은 시대 음악인을 다룬 영화라고 같은 취급 당하고 비교당한게 너무 안타까웠다. 당시엔 그다지 관심이 안가서 안봤는데 뒤늦게 본 영화는 정말 멋진 영화였다.
1. 보헤미안 랩소디와 비교하지 말아주시죠
보랩이랑 비교당한게 정말 말도 안된게 이 영화는 장르부터가 전혀 다름. 보랩은 퀸의 성장에 따라 그들이 만든 음악들이 자연히 등장하는 전기영화라면 로켓맨은 그보단 뮤지컬에 가깝다. 엘튼 존의 인생을 바탕으로 그의 음악을 적절하게 사용한 뮤지컬 영화였고 굳이 비교하자면 보랩이 아니라 맘마미아에 가깝지 않을까? 물론 맘마미아는 아바 노래를 바탕으로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어냈지만 로켓맨은 엘튼의 인생이니까 그거랑도 좀 다름. 그리고 나는 엘튼에 대해서 모르니까 얼마나 각색이 들어갔고 어디까지가 진실이며 어디까지가 허구인지는 알길이 없지만...
2. 리처드 매든 당신을 사랑해
초반엔 나도 보랩 생각하면서 봤던터라 좀 낯설게 느껴지기도 했다. 갑자기 등장하는 노래도 당황스러웠고 외면받고 사랑받지 못하는 어린 레지를 보는건 괴로웠고 등장하는 인물들은 누가 누군지 헷갈리고 그래서 별 감흥없이 그냥 보다가 예쁜 쓰레기 존 리드가 등장하면서 갑자기 영화의 긴장감이 확 올라가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
내 신데렐라 왕자님이 웃기는 머리를 하고 등장했는데 그 스타일링을 뚫고 여전히 예쁜 얼굴이 너무 좋았고 엘튼과 텐션도 좋았고 존리드씨 보랩에선 퀸이랑 그럭저럭 좋은 관계였던거 같은데 왜 엘튼한텐 이렇게 못되게 굴어요 세상에 순진한 영국소년을 따먹는 이런 쌍놈새끼가 다있나 근데 얼굴이... 얼굴이 다해서... 아 저런 쌍놈이면 한번쯤은 인생을 농락당해도 괜찮겠다 싶을정도로.... 너무 잘생겼음 저 얼굴로 저러니까 아 이유가 있겠지.... 이렇게 되어버림 존리드 얼굴믿고 못되게 구는게 맞다 나의 말이 맞음
3. Goodbye Yellow Brick Road
엘튼의 원곡▼
영화에 수록된 태론의 버전▼
엘튼 존의 유명세에 비해 그의 음악은 별로 아는게 없었는데 막상 영화를 보니 익숙한 음악이 몇개 있었고 처음 듣는데도 너무 좋은 곡들도 많았다. 그리고 뮤지컬 영화답게 곡을 적재적소에 잘 배치해서 정말 잘 어울렸고 아니 이 가사가 이 상황에 이렇게 잘 맞을수가 있나? 가사를 바꾼건지 스토리에 허구를 섞은건지 궁금할 정도로 스토리와 곡이 잘 녹아들었다. 단연컨대 이 영화에서 베스트 곡을 꼽으라면 아마 Goodbye yellow brick road겠지? 영화의 클라이맥스에 정말 어울리는 곡이었고 완벽한 연출이었다고 감히 말하려고 한다.
먼저는 곡 자체가 너무도 아름다우면서 슬펐고, 좋은 곡들은 정말 많지만 유독 가슴에 박혀서 오랫동안 사라지지 않고 남아 계속해서 여운을 주는 곡들이 있는데 이 곡이 그렇다. 영화에서 처음 들었지만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아 계속 곱씹게 되고 장면을 되돌려보게 했다. 영화의 시작과 이어지는 장면임과 동시에 한계까지 몰린 엘튼이 마침내 스스로를 마주하려고 마음먹고 떠나는 장면을 아름답게 연출했다. 장면과 음악과 가사가 전부 멋지게 어우러진 장면이었다. 정말 아름다운만큼 슬퍼서 원곡을 듣고 싶어도 쉽사리 엄두를 내지 못했지만 아픔이 두려워 이 음악을 듣지 않는 것은 분명한 손해였기 때문에 용기를 내보았다. 그리고... 목소리가 다른데?
4. Performed by 태론 에저튼
영화 볼때도 생각했지만 배우들이 노래를 직접 부른건지 궁금했었다. 보랩은 프레디, 마크, 라미 목소리를 믹스해서 만들었는데 로켓맨도 그렇다기엔 내가 엘튼 목소리를 모름에도 불구하고 노래들이 상당히 자연스러웠다. 그리고 원곡도 내가 들었던 목소리랑은 확실히 달랐고 찾아보니 로켓맨에 수록된 곡들은 주연인 태론이 직접 녹음했다고 한다. (모야 진짜 뮤지컬 영화잖아?) (이제 홍키캣 매든찡 파트 맘놓고 좋아해도 되는 거네?)
원곡도 정말 좋은 곡이지만, 로켓맨에 수록된 엘튼의 곡들은 태론의 목소리로 불려져 더욱 그 진가를 발휘했다고 생각한다. 옐로 브릭 로드 씬은 극의 절정인만큼 긴장감과 모든 감정이 최고조에 달한다. 오랜 친구 버니와 다투고 그와 이별하며 엘튼은 혼자 남겨지고 외로움에 지쳐 약에 의존한다. 괴로움을 잊으려 약에 의존해 무대 위에서고 몸과 마음 모두 한계까지 몰린 지친 상황에서 그는 자신을 괴롭게하는 모든 것들을 뒤로하고 떠난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을 마주할 준비가 된 그는 그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재활원에 도착한다.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고 해소되는 모든 감정이 터져나오는 클라이맥스에서 태론은 그 장면의 상황과 주인공의 심정을 완벽히 이해하고 그에 맞게 본인이 해석한 자신의 노래를 불렀다. 뮤지컬이 그렇듯 배우의 해석에 따라 같은 극이라도 곡과 극의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다. 그래서 뮤지컬 팬들은 같은 극을 배우를 바꿔가며 여러번 보기도 한다. 옐로 브릭 로드 씬에서, 그 씬을 해석한 태론이, 자신이 해석한 노래를 불렀기 때문에 그 곡이 완벽한 포텐을 터뜨렸고 더욱 빛을 발했다고 생각한다. 노래실력도 정말 좋았지만 무엇보다 곡 해석 능력이 정말 대단하다. 장면 해석 능력이 대단하다고 해야할까? 둘 다겠지. 정말 대단한 배우다. 귀여운 에그시로만 알았는데 정말 훌륭한 배우임.
0. 마무리
처음 영화를 볼땐 그냥 재밌네.. 매든 얼굴 재밌네.. 이러고 봤는데 곱씹을수록 더 좋아지는 영화다.
보랩이랑 다르게 의상 고증도 훌륭하고 탈모 고증도༼ ༎ຶ ෴ ༎ຶ༽ 그렇게까지 잘 할 필요는 없던거 같은데...
영화 방향도 잘 잡았고 곡들도 잘 사용했고 여러모로 흠잡을데가 없이 정말 좋은 영화다. 보랩이랑 다르게.. 보랩이랑...༼ ༎ຶ ෴ ༎ຶ༽
엘튼이 직접 참여해서 잘 나온걸수도 있고, 퀸 팬들과 보랩 영화처럼 실제와 달라서 엘튼 팬들이 영화를 안좋아할수도 있지만 적어도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볼땐 괜찮았다 엘튼이 그다지 이상하게 그려지지도 않은거 같고...
영화 감독이 덱스터 플레처인데 이분 보랩 찍을때 브싱 잘리고 들어간 분이라 왜 보랩은 그렇게 만드셨어요 하는 말이 잠시 나왔지만 덱스터는 2주정도밖에 촬영 안했고 처음부터 전부 다시 찍지 않는 이상 어떻게 손 쓸 도리가 없었을거 같다. 만약 처음부터 덱스터가 메가폰 잡았으면 어땠을까 궁금하기도 하구.. 아쉬움. 브싱이 문제야 이 갯샛기
엘튼에 대해 아는거라곤 프레디 트리뷰트 공연때 보헤미안 랩소디 부른거랑 위윌락유 뮤비 찍을때 프레디가 쓴 별모양 선글라스 선물줬다는거... 뿐이었는데 참 외롭고 힘든 길을 걸어왔지만 그래도 이겨내고 멋진 곡들을 남겨줘서 정말 고맙다. 영화에 나온 곡중에 안좋은 곡이 하나도 없음. 그래도 제일 좋은건 역시 로켓맨이랑 옐로브릭로드. 특히나 두 곡이 사용된 씬이 엘튼의 위태로움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장면인데 연출도 훌륭했고 곡도 그 장면에 딱 맞았다. 태론의 노래는 말해뭐해.
영화를 보면 볼수록 더욱 좋아지는 진국같은 영화다. 정말 잘 만든 뮤지컬 영화. 잘 만든 전기영화. 많이 흥행하지 못하고 보랩이랑 비교당한게 정말 아쉬운 작품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에그시의 훌륭한 연기력을 모두가 알았으면 좋겠다.덱스터 플레처의 완벽한 연출을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